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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"당신은 나를 두고 무척 비웃었죠?"
    "조금도 비웃지 않았는걸요."
    "왜요?"
    "모든 걸 전적으로 믿었으니까요."
    "나를 모욕하시는군요!"
    "전혀 아닙니다. 편지를 읽자마자 곧 모든 것이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, 왜냐면 조지마 장로님께서 돌아가시면 지금 곧 수도원을 떠나야 될 테니까. 그다음엔 공부를 계속해서 시험을 치를 거고, 법적으로 허용된 나이가 되면 그때 우리는 결혼하는 겁니다. 나는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. 비록 아직은 이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지만, 당신보다 더 훌륭한 아내는 찾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, 장로님께서도 나더러 결혼하라는 말씀을……."
    "하지만 난 불구의 몸이잖아요, 의자에 실려서 끌려 다니는 신세라고요!" 리자는 뺨을 홍당무처럼 붉히면서 웃기 시작했다.
    "그럼, 내 손으로 직접 당신을 의자에 앉혀 끌고 다닐 테지만, 그때까지는 완전히 건강해질 거라고 확신해요."

    2023년 09월 13일 ― 표도르 도스토옙스키,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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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역부족이었다고 인정하자.
    그 사람들 말대로… 목숨이 붙어있는 것만도 고맙게 생각해야지.

    2023년 08월 04일 ― 던전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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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그러니, 부탁이야….
    돌아가자, 라이오스….

    2023년 08월 04일 ― 던전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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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나는 오늘 반드시 울 거예요. 다시 만날 때까지, 그 끔찍한 만남의 순간까지 안녕히. 리즈.

    2023년 08월 01일 ― 표도르 도스토옙스키,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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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그의 이성도 역시 구멍이 뚫려 산산이 흩어졌지만, 이 하루 동안에 겪은 모든 고통스러운 모순들로부터 공통된 생각을 꺼내는 것을 자신이 두려워하고 있음을 느꼈다. 뭔가가 거의 절망과 닿아 있었는데, 이건 알료샤의 마음 속에서 결코 없었던 일이다. 모든 것의 앞에 해결할 수 없는 중요하고 치명적인 물음이 거대한 산처럼 버티고 있었다.

    2023년 07월 21일 ― 표도르 도스토옙스키,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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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걱정 마세요.
    난 남십자성에서도 석탄 자루에서도 안 내릴 테니까.

    2023년 07월 06일 ―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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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모르겠어, 정말로 모르겠어……. 안 죽일지도 모르고, 죽일지도 몰라. 아버지의 얼굴이 바로 그 순간 갑자기 너무 미워지지나 않을까 무서워. 아버지의 목살, 아버지의 코, 아버지의 눈, 아버지의 파렴치한 냉소가 미워 죽겠어. 인간적으로 딱 혐오스러워. 바로 이게 무서운 거야. 그렇게 되면 나는 스스로를 억누르지 못하고…….

    2023년 07월 03일 ― 표도르 도스토옙스키,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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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한순간 그는 형이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다.

    2023년 07월 03일 ― 표도르 도스토옙스키,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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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내 비록 천한 욕망을 지녀서 천한 걸 좋아하긴 하지만 영 못 돼먹은 놈은 아니거든. 너 얼굴을 붉히는구나, 눈도 반짝였어. 이런 지저분한 이야기는 이제 너한테 그만 하마.

    2023년 06월 29일 ― 표도르 도스토옙스키,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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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나는 방탕을 사랑했고 방탕의 치욕마저도 사랑했어. 잔혹한 짓도 사랑했지. 그런데도 내가 빈대가 아니란 말이냐, 못된 벌레가 아니란 말이냐? 어차피 카라마조프라니까!

    2023년 06월 29일 ― 표도르 도스토옙스키,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