• : re

    좀더 올라가면 해와 바람의 큰 회오리바람이 바위투성이 풍경의 네 구석에 제멋대로 흩어져 있는 무질서한 도시를 뒤덮고 휘몰아쳐 뒤섞어버린다. 여기서 서로 맞서는 것은 인간의 엄청난 무질서와 늘 변함없는 바다의 항구성이다. 생명의 기막힌 향기가 산허리에 난 길쪽으로 솟아오르기 위해서는 이것으로 족하다.

    2024년 12월 04일 ― 알베르 카뮈, 여름

  • : re

    오랑은 단단한 하늘로 뒤덮인 둥그렇고 누런 큰 담이다. 처음에는 미궁 속을 헤매며 아리아드네의 신호인 양 바다를 찾는다. 그러나 억압적인 황갈색 거리에서 뺑뺑 돌게 되며 끝내는 미노타우로스가 오랑 시민들을 먹어치운다. 그것은 권태다. 오래 전부터 오랑 시민들은 헤매지 않게 되고 말았다. 잡아먹히기로 승낙한 것이다.

    2024년 12월 04일 ― 알베르 카뮈, 여름

  • : re

    언젠가 영화 속 모든 배우들은 다 죽고, 그 영화들도 기억에서 사라지겠죠.
    모두 저 세상에서 함께 먹고, 모험하고, 전쟁하게 되겠지만
    50년 후에 태어나는 아이는 화면에서 반짝이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익숙한 친구처럼 느낄 거예요.
    당신이 죽은 후에 태어난 아이인데도.

    2024년 11월 05일 ― 바빌론

  • : re

    하지만 백 년 후, 당신도 나도 다 죽은 후
    언제라도 당신의 영화를 다시 트는 순간
    당신은 다시 살아날 거야.

    2024년 11월 05일 ― 바빌론

  • : re

    문제는 내가 편안하다는 거예요.
    그건 당신 때문이에요.
    카메라를 든 당신 모습이 편안해 보여서
    나도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.
    당신은 이 일에 제격인가 봐요.

    2024년 08월 08일 ― 저주받은 카메라

  • : re

    카메라 앞에서 혼자가 된 느낌이에요.
    스타들은 절대 그렇지 않을 텐데.
    그들은 카메라가 없으면 외로움을 느껴요.
    정말 위대한 스타는 항상 외로움을 느끼죠.

    2024년 08월 08일 ― 저주받은 카메라

  • : re

    당신은 엑스트라라는 직업을 잃을 거고,
    엑스트라라고요? 대역이에요.
    난 잃을 게 없죠.
    실패를 생각할 필요도 없는 아주 완벽한 결과가 나올 거예요.
    아주 완벽한…

    2024년 08월 08일 ― 저주받은 카메라

  • : re

    차이점은 완벽한 영화죠.
    난 당신과 같이 보내는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왔어요.
    아무도 그걸 막을 순 없어요.

    2024년 08월 08일 ― 저주받은 카메라

  • : re

    넌 고도를 빠른 속도로 잃고 있어, 티앙공. 계속 추락하고 있고 조만간 대기권에 접촉할 거야. 하지만 나 없이는 가지 못할거야, 왜냐하면 네가 나의 마지막 교통편이거든.

    2024년 05월 13일 ― 그래비티

  • : re

    5. 4. 3. 그냥 운전하는건 이제 끝났어. 집에 가자고.

    2024년 05월 13일 ― 그래비티